2006/05/20

장가 못간 이유

김과장은 올해 마흔인데도 장가를 못 갔다.
이유는 눈이 너무 높다는 것이었다.

김과장은 인터넷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하고 원하는 여성상에 대해 하나씩 적어 나갔다.

'깜찍하고, 예쁘고, 너무 크지 않으며, 사회성이 발달돼 있으며, 관계성이 좋으며, 수상활동을 좋아하는 여자'

며칠 뒤
결혼정보회사에서는 김과장에게
펭귄 한 마리를 보내줬다.


깜찍하고, 예쁘고, 너무 크지 않으며 ...


사회성이 발달돼 있으며, 관계성이 좋으며 ...


수상활동을 좋아하는 펭귄 ^^


펭귄 이야기가 나왔으니 펭귄에 대한 이야기 하나 더 해볼게요.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 무리들은 종종 빙산 위에서 바다속 물고기를 잡아먹기 위해 몰려 서서 뒤뚱거리고만 있습니다. 왜 뒤뚱거리기만 하고 바다속으로 들어가서 물고기를 잡으려 하지 않는 걸까요? 바다속에는 물고기를 잡으려고 뛰어들 펭귄을 냉큼 삼켜버리기 위해 무서운 바다표범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남극의 황제펭귄 무리들은 바다속에 바다표범이 무섭기 때문에 쉽사리 바다속에 뛰어들지 못하고 빙산 위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언제까지 이렇게 서성거리고만 있을까요? 무리 중 비교적 비겁한 펭귄들은 자신들이 바다속에 먼저 잠수하여 희생을 치를만한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기 때문에, 자신들의 동료들을 밀어서 바다속에 빠뜨립니다. 바다표범이 나타나 그 바닷물에 빠진 펭귄을 냉큼 집어 삼킨다면 펭귄 무리들은 계속 빙산 위에서 서성거릴 것이고, 물에 빠진 펭귄이 물고기 사냥에 나선다면 안심하고 자신들도 입수하여 물고기 사냥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사회생물학자들은 비겁한 펭귄무리들이 오래 살아남아 자연선택에서 유리하였기 때문에 황제펭귄의 무리 중에는 이처럼 비겁한 행동을 하는 황제펭귄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우리도 가끔 사회에서 자신만을 생각하는 비겁한 인간상을 만나게 될 때면 인간에 대한 신뢰감이 한없이 추락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사회생물학자들의 주장대로라면 인간에게도 그처럼 비겁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생존경쟁에서 유리하였기 때문에 그들의 유전자가 널리 퍼진게 아닐까요?


우스개로 시작된 김과장의 장가못간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자신의 이상향에게 적용시킨 조건들을 우선 자신 스스로에게 적용시키지 않았다는 오류가 이유였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무엇을 바랄 때 그 자체를 자신이 먼저 베풀고 행동에 옮겨야 하지 않을까요? 항상 자신에게만 관대하고 상대에게는 엄격한 사람들이 세상을 가득 메우게 된다면, 남극에 사는 황제 펭귄들처럼 비겁한 유전자가 넘실거려 종의 보전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겁니다. 장가 못간 이유요? 남 탓을 하지 말고 자기 탓을 합시다. 그러면 세상이 달라지고, 한결 살만한 세상이 될 겁니다. 이상 펭귄이 가르쳐준 교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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